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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울릉도를 탐하다 (2) - 신령수 원시림 길어머니 품 같은 길, 원시림의 한조각을 만나다.
임정은 기자  |  ulleung@gbprim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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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3  01: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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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어머니 품 같은 곳, 유일한 평지로 소개되는 나리분지. 이곳에 신령수로 가는 길이 있다.

원시림이다. 굳이 천연기념물이라 칭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자연 그대로의 신비로움을 고스란히 가진 곳이다. 이곳을 맨발로 걸어보라. 지난 수많은 시간 동안 켜켜이 쌓인 울릉도 자연의 부산물 위를 나긋이 걸어보는 것이다. 두꺼운 등산화보다는 그 속에 갇힌 내 몸의 일부를 최대한 자연에 맡기고 동화시켜 지긋이 걷는 신령수 원시림 길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이곳은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 느낄 수 있다. 쉽게 접근하기 힘든 곳이다. 산을 좋아한다면 성인봉을 넘어 나리분지로 내려오는 길에 만나는 방법과 교통수단을 이용해 나리분지로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오기에 약간의 부담은 있다. 하지만 이곳을 걷기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이 대답해줄 것이다. 여럿이 여행 온 경우에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대부분 나리분지 주변에서 일정이 끝난다. 하지만 가슴 깊이 울릉도를 남기고 싶다면 시간의 한 토막을 떼어 이곳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울릉도는 여름보다는 가을이다. 울릉도 가을을 느끼는 방법은 오로지 몸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진다. 걷지 않고 울릉도를 탐하는 건 억지스러운 요행일지 모른다.

나리분지 한 귀퉁이 군부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걷기를 시작하면 된다.

한낮이라도 나무들이 빽빽해 해가 잘 들지 않는다. 이따금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받으며 천천히 서로 방해되지 않게 걷다 보면 매 순간 만나는 원시림의 웅장함에 발이 저절로 가벼워진다.

가는 길에 만나는 울릉국화 군락지, 군데군데 자라난 우산 고로쇠나무, 너도밤나무, 섬단풍나무, 섬노루귀, 섬말나리 등 울릉도 고유 식생을 들여다보면 감탄사로 입을 다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 식물들과 나무들이 뿜어내는 상쾌한 기운은 몸속 세포까지 맑게 만든다.

또한, 오래전 울릉도 생활상을 볼 수 있는 투막집도 들여다봐야 한다. 그저 책에서나 보던 그런 느낌은 아닐 것이다.

혼자 가서 외로운 길이 아니고 여럿이라 시끄러운 길이 아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내려오는 성인봉 하산객들과 신령수에서 돌아오는 사람들, 그들의 표정을 보면 너무 홀가분해 보일 것이다. 이 길은 그런 곳이다. 자신의 존재감을 자연이 알아주는 그런 곳이다.

   
 

나리분지에서 신령수까지 약 2.5km 다녀오는데 약 한 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신령수 앞에는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신이 내린 물 한 잔 마시고 얼음장 같은 물에 지친 발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족욕탕도 있다.

신령수에서 돌아 나오는 길, 조금 내려오다 투막집 못 미쳐 오른쪽으로 난 길이 있다.

그곳으로도 내려올 수 있다. 조금 더 사람이 덜 다닌 길이다. 그리 넓지 않은, 그냥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걷기 좋을 정도로 아늑하다.

   
 

시간을 잘 맞춰 배고플 즈음 돌아 나온다면 정말 좋을듯하다. 울릉도 식당 어느 곳에 들어가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산채 비빔밥이다. 하지만 나리분지에서 먹는 산채 비빔밥은 먹어 보지 않으면 그 진가를 알 수 없다.

그래서 배고플 즈음 신령수에서 걸어 나와 나리분지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산채 비빔밥을 먹는다면 그 기억 평생 갈 것이다.

어느 가을이건 울릉도의 가을은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품을 것이다. 우리는 그저 몸을 기대면 된다.
그렇게 준비된 곳이 울릉도의 가을 길이다. 신비로움 가득한 엄마 품 같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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