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관할 따지기 바쁜 조직, 위법 행위를 나몰라라 하는 사람들

4월 초, 한창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선 준비가 한창이던 때.
나는 한통의 문자를 받게 되었다.
"○○○시의원 ×××당예비후보 인사올립니다." 로 시작되는 문자였다.
평소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본인이라, 그냥 삭제하려다가 내용을 읽어보았다.
내용을 읽어본 본인은 억제할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오름을 느꼈다.
바로 문자를 보낸 사람이 내 주소지의 해당 선거구 예비후보였던 것이다.

우선 바로 문자를 보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전화를 받는다.
나는 바로 나의 개인 정보를 어디서 수집했냐고 물었으나, 상대편은 지인이나 방문자들을 통해서 알아낸 정보라고만 하고 정확한 확인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당시 다른 볼일도 있고 하여 일단 '다시 문자 발송되지 않도록 해달라' 고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후 몇몇 예비후보자로 부터 문자가 날아왔으며, 모두 내 주소지의 예비후보들이다.
여기에 내가 더 이상한 생각이 들게 만든 것은 바로 문자를 보낸 후보자가 모두 "같은 당" 소속이라는 것이다.

일단 후보 확정된 것도 아니고, 문자가 2번 이상 온것도 아니니 그냥 넘어갔다.

그리고 5월이 되었다.
한 사람에게서 지속적으로 문자가 날아온다.
이건 분명히 개인정보침해이다.
내 정보를 사용한것 뿐 아니라, 내가 사용하지 말라고 명확히 전달하였으나 지속적으로 사용을 한 것이다.
이제 법적 대응을 해야할 때라 판단했다.

우선 해당 사무실로 전화를 했다... 안받는다...
정보가 없는데... 어떡하지???

결국 해당 정당의 지역도당에 연락을 했다.
자신들은 아무것도 해 줄수가 없다 한다. 내가 문자를 보낸 곳과 해결을 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그러다가 이런걸 신고하려면 어떻하냐고 물으니 "선관위에 신고하세요."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그냥 끊어버린다.

선관위에 전화를 했다.
상황 설명을 했더니 문자를 보내는 것은 제재 대상이 아니라면서 자기들 소관이 아니란다.
단, 불법 행위에 대한 결과가 있으면 제재가 된다는 의견을 준다.
그럼 이 사건에 대한 신고는 어디로 하는거지???
다행히 친절하게 안전행정부에 담당 부서와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안행부 개인정보보호과에 전화를 했다. 선관위에서 알려준 번호로 했다. 안 받는다... 몇번을 해도 똑같다. 안내 멘트도 없다. 슬슬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안행부 홈페이지를 수색하여 해당 부서 대표전화를 확인했다. 그리고 전화를 했다.
그리고, 돌아온 말은 "저희는 신고 접수하는 곳이 아닙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 문의하란다. 118로...

이제 다 왔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있으면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전화를 하고 상담원에게 상황 전달을 하는데 말을 자른다. 선거 관련 건이라 선관위에 연락을 해야한다고...
뭔가 더 얘기하려는데 내가 다시 말을 끊었다. 거기서부터 여기까지 온거라고...
내 얘기를 끝까지 들으라고 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결국 상담원으로 부터 인터넷 사이트에 관련 근거를 가지고 신고 입력을 하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렇게 나는 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를 할 수 있었다.

내가 뭘 잘못한것도 아닌데, 누군가 잘못한 것을 신고하는데 내가 이곳저곳 수소문을 하고, 전화하고 또 전화하면서 신고를 해야하는 것인가?
이 신고 접수가 되고 불법 판정이 된다 하더라도 나에게 이득은 하나도 없다. 대신 이 진행을 위해 투입된 내 시간과 수고를 손해볼 뿐이다.
이렇게 했다고 누가 나에게 격려의 말이라도 해줄까? 피신고자와 해당 정당으로부터 욕이나 듣지 않으면 다행이겠다.

이제 끝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접수 상황을 문의했더니 접수가 안되었단다. 메일로 다시 보내달란다.
끝까지 사람을 힘들게 하는 우리나라의 시스템이다.
 

나는 글을 잘 꾸미지 못한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정말 재미없는 글이다.
이런 내가 힘들게 이 글을 적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 우리나라의 정부 조직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면 너무 책임 회피가 심하다.
내가 선관위에 전화를 해서 이런 위법 사실이 있다고 하면 선관위에서 위법여부를 판단하고 해당 후보자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회피를 한다. 결국 내가 위법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고를 하고, 그 결과를 다시 선관위에 알려줘야 한다.
조금만 더 간략화 해 주고, 시민, 국민의 입장에서 편의를 봐주었으면 한다.

- 나는 몇년 전까지 선거 문자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것도 엄연한 개인정보침해이다.
최근 많은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발생되었다. 그 사건들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었다.
스팸이 날아와도 받아들여야 했다. 그 스팸이 유출 사건과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이런 명확한 것에 대해서는 신고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출 사건에는 불같이 화를 내면서 실제 활용에 대해서는 문제시 하지 않는 우리의 불감증을 제대로 고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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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사이트에 실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라도 하지 않으면 변할 수 없다.
앞으로 잘못된 것은 바로잡기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 것이다. 이 글이 그 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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