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환자의 치과 치료'

  ▲ 포항예스치과 구강내과전문의 이혜진원장
의료 기술이 발달하고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 전신질환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여러 전신질환 중 당뇨 환자가 치과 치료 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당뇨병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체내에 부족하거나, 양이 부족하지 않더라도 체내에서 적절히 기능을 하지 못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우리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해주는데 이러한 기능에 문제가 생겨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져 고혈당으로 인한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어떤 전신 질환이든지 질병이 잘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간단한 치과 치료라도 주의를 기울어야 합니다. 당뇨의 경우 조절되지 않는 상태에서 치과치료를 진행하는 경우 감염의 위험성이 증가하고 상처 치유가 지연될 수 있으며, 당뇨로 인한 전신적인 급성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분들은 치과 진료 전 본인의 상태에 대해 치과 의사에게 미리 알려야 하고, 치과의사는 관혈적인 술식(출혈이 동반되는 시술)이 필요한 경우 환자의 내과 주치의사와 상의하여 당 조절 여부를 확인한 이후 치과 치료를 시행하여야 합니다.
 
잘 조절되는 당뇨 환자는 일반적인 치과 치료를 진행하는데 큰 문제는 없으나 저혈당 쇼크를 주의해야 합니다. 저혈당은 혈액 속에 포도당 농도가 필요한 상태보다 낮아지는 상태인데, 당뇨 환자가 아침 식사를 거른 상태에서 당뇨약을 복용하고 내원한 경우 치과치료를 받다가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온 몸이 떨리고 기운이 없으며 식은 땀이 나고 입술 주위나 손끝이 저리는 등의 저혈당 증상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분께 아침 식사를 한 후에 내원하도록 미리 고지하고 가능한 오전 늦은 시간에 진료 약속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환자분이 갑자기 식은 땀을 흘리고 저혈당 증상을 호소할 경우 치과 치료를 중단하고 신속히 대처해야 하는데, 우선적으로 쥬스나 사탕 등을 섭취하게 하고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게 해야 합니다. 만일 환자가 의식이 없거나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응급실로 이송하여 포도당 주사를 맞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당뇨가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치과 치료시 응급치료 외에 관혈적 시술이 필요한 치료는 내과 주치의와 상의하여 치료 계획의 변경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는 구강 건조증, 치주 질환(잇몸병) 등의 구강 합병증이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우리 타액에는 항균작용, 윤활작용을 해주는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구강 점막을 보호하고 자정작용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당뇨 환자의 경우 구강 건조증으로 인해 침 분비율이 떨어지게 되면 구강 점막 질환 및 충치 이환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구강 건조감이 느껴질 때는 무설탕 껌을 씹는다거나 생리식염수 가글 등을 하면 도움이 될 수 있고,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 불소 치약, 불소 가글 등을 함께 쓰는 것이 좋습니다. 
 
잘 조절이 되지 않는 당뇨병은 치주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고,. 최근 연구에서는 역으로 치주염이 심한 환자는 다른 환자들보다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즉, 치주 질환을 잘 치료하면 당 조절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당뇨병과 치주병 두 질병이 질환의 호전과 악화에 서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당뇨 환자분들이 이 글을 읽으시고 구강 위생 관리에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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